현재 대한민국의 최고액권 화폐는 2009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5만 원권입니다. 율곡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모델인데요 당시 5만 원권과 함께 10만 원권을 함께 발행하려고 했었는데 계획이 무기한 보류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10만 원권을 볼 수 없게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액권 발행 논의
고액권 발행에 대한 논의는 2006년경부터 있었습니다. 당시 10만 원 자기앞수표의 불편함과 부가비용 등으로 고액권이 필요하다는 한은의 주장과 물가상승등으로 5만 원권과 10만 원권을 도입하기로 하고 정부와 한은이 추진을 했었습니다.
여론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거쳐 5만 원권은 신사임당으로 10만 원권은 백범 김구로 인물 도안을 확정하고 조폐공사는 시제품 제작을 진행했었는데 실제 발행은 5만 원권만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물 논란 10만원권 계획 보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여류 문인이자 화가였던 신사임당은 당시 대한민국의 지폐에 여성이 없다는 이유로 5만 원권 모델로 정해졌는데 그러나 발행 이후 10년 이상 과연 5만 원권에 적합한 인물인가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보다 높은 5만 원권에 들어가기에는 업적이 없고 시대상을 극복하지 못한 현모양처라는 것이 비판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대안으로 유관순이 제시되기는 했으나 온전한 모습의 사진이 없다는 이유로 제외되었습니다.
하지만 신사임당이 채택된 5만 원권은 발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반해 10만 원권은 5만 원권보다 더한 인물 논쟁과 10만 원권 후면에 들어가기로 한 대동여지도의 목판본에 독도가 없다는 이유로 발행이 무기한 보류 되었습니다.
당시에 국민들의 관심이 10만 원권에 많이 몰려 상대적으로 5만 원권에 관심이 덜했다는 것도 한몫을 했는데요.
이때 10만 원권의 후보는 김구·광개토대왕·안창호·장보고·장영실·정약용·안중근·이승만이었는데 김구와 광개토 대왕의 인기가 높았으나 김구는 일부 보수 단체의 반대에 부딪혔고, 광개토 대왕을 비롯한 안창호, 안중근은 주변국을 고려해 제외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인물 논란이나 목판본의 독도 문제만으로 계획했던 10만 원권 발행이 무기한 연기된 것만은 아니라고 보이는데 2008년 경제 여건상 10만 원권의 발행이 시급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액권 발행에 대한 우려
당시에 5만 원권 발행으로 물가가 많이 오를 거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2009년 5만 원권 첫 발행 이후 5년간의 연평균 물가 상승률은 2.7%로 오히려 발행 5년 전(2004~2008년)의 연평균 물가 상승률 3.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고액권 발행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일단 지표상으로는 크게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경조사비입니다. 축의금, 조의금 둘 다 3만 원을 내시는 분은 잘 없고 최소금액이 5만 원으로 상승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신용카드를 비롯한 전자화폐가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어 고액권에 대한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일부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력 대비 5만 원권은 적다는 의견도 있지만 만약 10만 원권이 나오게 되면 서민생활에서는 필연적으로 물가불안이 초래되고 10만 원 이상의 가격들은 아니더라도 가령 9만 원대의 가격들은 10만 원 쪽으로 올라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액권 발행을 가장 반길 사람들은 부정부패등의 검은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에 비타 500 상자에 5만 원권을 가득 넣으면 1억이 들어가는데 2억을 넣을 수 있다면 보관이나 전달에 더 용이할 테니까요
10만원권이 필요한가
미국도 100달러 지폐를 범죄, 탈세의 주범으로 보고 있으며 100달러 발행 중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는 유럽중앙은행이 2018년 말부터 EU의 최고액권인 500유로 지폐 발행을 중단했습니다. 이처럼 세계에서도 고액권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현재 카드, 모바일페이로 대부분 결제가 되는 세상에서 10만 원권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